용역을 주고받는 과정에서 상대 법인의 등기부등본을 챙겨 보는 일이 늘었습니다. 그런데 종이를 펼치면 예상 밖의 모습이 나올 때가 있습니다. 임원란에 대표이사라는 직함이 없고 사내이사 이름 한 줄만 적혀 있는 경우가 그렇습니다.
그런데 이 장면을 대표가 없다는 뜻으로 읽으면 결론이 크게 어긋납니다. 직함이 등기부등본에 적혀 있지 않다는 것과 법인이 법적으로 대표자를 두고 있지 않다는 것은 전혀 다른 이야기입니다. 법은 회사가 반드시 대표이사를 두어야 한다고 정하지 않았습니다. 대신 이사의 수를 정하고, 그 이사가 누구의 권한으로 회사를 대신하는지는 정관과 결의에 맡겼습니다. 이 차이만 짚고 나면 애매했던 대표자 문제가 예상보다 단순하게 풀립니다.
이 글은 등기부등본에 대표이사가 없을 때 법적으로 누가 법인의 대표가 되는지, 그리고 그 사람을 어떤 순서로 확인해야 하는지를 정리한 내용입니다.

등기부등본이 말하는 것과 법이 말하는 것
대표이사 표기가 없다는 사실은 곧 대표권이 없다는 뜻이 아닙니다. 등기부등본은 법인이 등기한 내용만 적어 둔 기록이고, 대표권의 존재 여부는 그 기록 바깥의 법리와 정관에 달려 있기 때문입니다.
상대 법인의 등기부등본을 받았을 때 먼저 떠올려야 할 질문은 두 개입니다.
- 이사는 몇 명으로 등기되어 있는가
- 그 이사 가운데 누구에게 법인을 대표할 권한이 있는가
첫 번째 질문은 종이 앞에서 바로 답할 수 있습니다. 두 번째 질문이 오히려 대부분의 시간을 요구하는 부분입니다. 이사가 몇 명으로 되어 있는지가 곧 나머지 확인의 방향을 정하기 때문입니다.
이사의 수에 따라 대표자는 이렇게 정해진다
이사가 한 명이면 그 사람이 곧 법인을 대표합니다. 상법은 자본금이 10억 원 미만인 소규모 회사가 이사를 한 명 또는 두 명만 두어도 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이사를 한 명만 둘 수 있다는 것은 곧 그 한 사람에게 대표권이 돌아간다는 뜻입니다.
| 이사의 수 | 법적으로 누구이 대표인가 | 등기부등본에서 흔히 보이는 표기 |
|---|---|---|
| 한 명 | 그 이사가 단독으로 대표한다 | 사내이사 한 명 기재 |
| 두 명 | 정관이나 주주총회 결의로 정한 바에 따른다 | 사내이사 두 명, 필요한 경우 공동대표 표기 |
| 대표이사 표기가 있는 경우 | 등기에 적힌 임원이 그 직위로 대표한다 | 대표이사 |
대표이사가 한 명만 적혀 있다면 결론은 단순합니다. 다만 두 명인 경우에는 표기만으로는 알 수 없다는 점이 문제입니다. 이사가 몇 명인지 먼저 세고, 그 다음에 대표권 배분을 따져야 합니다.
대표이사 표기가 없는 세 가지 배경
실무에서 만나는 장면은 크게 세 갈래로 나뉩니다. 어느 쪽인지에 따라 대응이 달라집니다.
| 배경 |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 어떻게 확인할 수 있는가 |
|---|---|---|
| 이사가 한 명인 경우 | 대표 직함을 붙일 필요가 없어 사내이사로만 기재된다 | 등기부등본의 임원란에서 인원수를 확인 |
| 정관에 상시 대표권을 둔 경우 | 정관에서 특정 사내이사에 상시 대표권을 부여한다 | 최근 정관의 임원 조항을 확인 |
| 등기 누락 | 대표이사 선임을 등기하지 않은 상태가 방치된다 | 상대 법인에 직접 확인을 요청 |
앞의 두 가지는 정상적인 상태이고 마지막 하나만 조치가 필요한 경우입니다. 그런데 등기부등본만으로는 이 셋을 확실히 가려 낼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판단은 대개 정관 확인을 거쳐 이루어집니다.
공동대표로 기재된 경우는 어떤 의미인가
정관에 공동대표 규정을 두거나 주주총회에서 공동대표로 결의한 경우에는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이때는 등기부에 공동대표 사실이 등기되고, 계약에서도 두 이사가 함께 서명해야 그 효력이 생깁니다.
| 구분 | 서명 방식 | 등기부등본에서 확인하는 것 |
|---|---|---|
| 이사가 한 명인 경우 | 그 이사가 단독으로 서명한다 | 사내이사 한 명 기재 |
| 단독 대표로 정한 경우 | 대표격 이사가 단독으로 서명한다 | 대표이사 표기 |
| 공동 대표로 정한 경우 | 두 이사가 함께 서명해야 한다 | 공동대표 표기 |
- 두 이사가 함께 서명해야 계약이 유효하다
- 한 명만 서명한 서명은 대표권 행사에 해당하지 않을 수 있다
- 등기부등본에 공동대표로 적혀 있는지 반드시 확인한다
공동대표 표기가 있는지 여부는 서명 방식 자체를 바꾸는 사항입니다. 계약서에 대표이사 인감 하나만 찍으면 되는 일반적인 흐름과 다르기 때문에, 상대 법인과 협의할 때 미리 확인해 둘 만한 부분입니다.
상대 법인의 대표자를 확인하는 순서
등기부등본의 임원란에 대표이사가 없을 때 확인은 다음 순서로 진행하면 크게 헤매지 않습니다.
- 등기부등본의 임원란에서 이사의 인원수를 먼저 셉니다
- 한 명이면 그 이사가 법적으로 대표라는 결론을 냅니다
- 두 명 이상이면 정관의 대표권 배분 규정을 확인합니다
- 정관에 규정이 없으면 최근 주주총회 결의나 이사회 의사록을 확인합니다
- 그래도 특정되지 않으면 법인에 대표자 확인을 직접 요청합니다
| 단계 | 확인처 | 준비해 둘 것 |
|---|---|---|
| 이사의 수 확인 | 등기부등본 | 말소사항을 포함한 최신본 |
| 대표권 배분 확인 | 정관 | 최근 개정본 |
| 결의 내용 확인 | 주주총회와 이사회 기록 | 의사록 |
| 최종 확인 | 법인 담당자 | 확인할 사항을 정리한 질문지 |
정관이 기재사항보다 우선한다는 점을 기억해 두면 확인 순서가 훨씬 짧아집니다. 정관부터 열어 보는 순서를 뒤집으면 등기 신청 이력까지 되짚어야 하는 경우가 줄어듭니다.
자본금이 크거나 이사가 많은 경우의 주의점
반대로 자본금이 10억 원 이상인데도 등기부등본에서 대표이사를 찾기 어렵다면, 소규모 법인의 정상적인 형태일 수 없습니다. 이 경우에는 등기가 누락되었거나 특수한 사정이 있다는 쪽을 의심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 계약 전에 상대 법인에 대표이사의 등기 여부를 직접 확인합니다
- 서명할 사람이 법인 대표로 성립하는지 확인하기 전에는 임직원의 서명을 대신 받지 않습니다
- 확인이 끝날 때까지 계약 체결을 미루는 쪽이 안전합니다
이사의 수와 자본금이 서로 모순되는 형태로 표시된다면 정황이 맞지 않다는 뜻입니다. 이때는 급하게 판단하기보다 확인 절차를 거치는 편이 낫습니다.
확인이 끝난 뒤에 정리할 것
대표자가 특정되었다면 그 사람이 누구인지, 또 그 사람이 언제 부터 그 권한을 가졌는지를 정리해 두는 것이 좋습니다. 짚어 둔 사람이 언제부터 대표였는지에 따라 계약 효력이 판단되기 때문입니다.
| 정리할 항목 | 남기는 이유 |
|---|---|
| 현재 대표자의 성명 | 계약 서명자가 맞는지 확인하기 위해 |
| 대표권이 부여된 시점 | 그 시점 이후 행위만 대표행위로 보기 때문입니다 |
| 공동대표 여부 | 서명 방식이 달라지므로 미리 확인이 필요합니다 |
| 등기부등본의 말소사항 | 과거 대표 변경 이력을 함께 보아야 합니다 |
말소사항까지 포함해 등기부등본을 발급받으면 과거의 대표 변경 이력까지 한 번에 확인할 수 있습니다. 발급받을 때는 이 부분을 빠뜨리지 않도록 하는 편이 좋습니다. 발급과 열람 비용은 시점과 관할에 따라 달라지므로 기관에 확인할 사항입니다.
대표이사가 등기부등본에 없다는 사실은 법인이 대표자를 두고 있지 않다는 뜻이 아닙니다. 인원수를 세고, 한 명이면 그대로 결론을 내리며, 두 명이면 정관과 결의 기록을 차례대로 열어 보면 누구인지가 드러납니다. 여기서도 정해지지 않으면 법인에 직접 확인을 요청하는 것이 가장 확실한 방법입니다.

이 과정을 거치면 등기부등본 한 장이 애매했던 부분을 상당 부분 정리해 줍니다. 계약과 대금 지급이 앞서는 상황이라면, 대표자가 분명해질 때까지 서명을 미루는 판단이 오히려 시간을 줄여 줍니다.
대표자 확인과 함께 본점 주소지나 정관 개정 사항을 점검하고 싶으시다면, 소호사무실에서 등기 기재사항과 주소 조건을 함께 살펴보는 방법을 안내해 드립니다. 어느 단계에서 막혔는지 편하게 말씀해 주시면 그 지점부터 다시 짚어 드리겠습니다.
*본 글은 참고용 정리 자료이며, 법 개정 여부와 실제 요금이 시점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개별 사안에 앞서 최신 공고와 담당 기관 확인을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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