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에 이사를 두기로 마음먹었다면, 가장 먼저 드는 질문은 몇 명을 선임하느냐가 아니라 어떤 종류의 이사를 두느냐입니다. 이름만 달라 보여도 법이 인정하는 역할과 책임의 범위는 전혀 다릅니다. 상근 여부, 독립성 요건, 대표이사 선임 가능 여부만 살펴봐도 선택지가 뚜렷하게 갈리고, 회사마다 맞는 답도 서로 다릅니다.
다만 임원 선임은 순서와 기한을 다루는 절차의 문제이기도 하지만, 그보다 먼저 정해야 하는 것은 각 종류의 이사가 무엇을 하고 어디까지 책임지는가입니다. 이 글은 등기 순서가 아니라 종류 선택의 기준만 다룹니다.

세 가지 이사의 차이를 한눈에
| 구분 | 상근 여부 | 독립성 요건 | 대표이사 선임 | 이사회에서의 성격 |
|---|---|---|---|---|
| 사내이사 | 상근 | 제한 없음 | 가능 | 경영 집행의 주체 |
| 사외이사 | 비상근 | 엄격함 | 불가 | 감시와 견제의 눈 |
| 비상무이사 | 비상근 | 제한 없음 | 불가 | 경영에 참여하는 외부인 |
세 가지를 나란히 놓으면 차이가 분명해집니다. 사내이사는 회사에 상주하면서 일을 직접 집행하는 자리이고, 사외이사는 그 집행을 지켜보는 자리입니다. 비상무이사는 회사에 상주하지 않으면서도 경영진의 일원으로 남는 자리로, 사외이사보다 폭넓은 범위의 일을 맡습니다. 같은 이사회에 앉아도 역할의 무게가 다르다는 점이 핵심입니다.
사내이사, 회사를 직접 움직이는 자리
| 구분 | 내용 |
|---|---|
| 상근 여부 | 회사에 출근해 업무를 수행 |
| 독립성 요건 | 제한 없음 |
| 대표이사 선임 | 가능 |
| 주요 책임 | 상무집행, 사내 결재, 조직 관리 |
| 흔히 보이는 형태 | 대표이사를 겸하는 사내이사 한 명 |
사내이사는 법인이 사회에 내다주는 얼굴에 가장 가까운 임원입니다. 계약 체결, 내부 결재, 조직 관리 같은 일상 업무를 실제로 처리하는 사람이 사내이사이며, 대표이사는 사내이사 가운데 선임된 사람이므로 사내이사를 두는 순간 대표이사 자격도 함께 열어 두게 됩니다.
대표이사와 사내이사를 한 사람이 겸하는 형태는 가장 흔하게 보입니다. 다만 이 구성이 가능한 법인에는 규모와 목적의 여지가 있습니다. 다수의 주주와 투자자가 얽힌 회사라면 경영을 실제 집행할 사람과 회사를 지켜볼 사람을 분리하는 편이 안전합니다.
사외이사, 경영진을 견제하는 독립된 눈
| 구분 | 내용 |
|---|---|
| 상근 여부 | 비상근 |
| 성격 | 회사와 이해관계가 없는 독립적 외부 전문가 |
| 주요 역할 | 경영진을 견제하고 주주의 이익을 지키는 역할 |
| 결격 요건 | 모회사나 자회사 임직원, 대주주와 그 친족 |
| 대표이사 선임 | 불가 |
사외이사는 대기업이나 상장회사처럼 규모가 커진 회사에서 경영진을 견제할 목적으로 두는 자리라는 인식이 큽니다. 회사에 출근하지 않고, 회사와 이득이나 얽힌 관계가 없는 제3의 인물이 의사결정을 지켜보는 셈입니다. 그래서 상법은 상근 여부뿐 아니라 독립성 요건까지 엄격하게 두고 있습니다.
모회사와 자회사에 근무하는 임직원은 사외이사가 될 수 없고, 대주주와 그 친족 역시 같은 제한에 걸립니다. 이 부분은 외부에서 추천받아 온 인물을 검토할 때 가장 먼저 확인하는 항목입니다. 서류만 보고 넘어가면 선임 단계에서 걸리고 시간만 낭비하게 됩니다.
비상무이사, 상주하지 않지만 경영에 참여하는 자리
- 대주주 측에서 은퇴한 사람 중 경영 참여가 필요한 경우
- 투자 계약을 집행한 투자사 임원이 이사회에 참여하는 경우
- 전문 지식을 바탕으로 조언 자리로 들어오는 외부인
- 사외이사 결격 요건에 걸리지 않는 비상근 이사
비상무이사는 가장 오해가 많은 종류입니다. 이름만 보면 특별한 권한이 없어 보이지만 실제로는 이사회 안에서 표를 행사합니다. 대표이사를 겸할 수는 없지만 사외이사보다 이해관계에 대한 제한이 느슨해서, 대주주나 투자사 쪽 사람이 자연스럽게 앉게 되는 자리입니다.
스타트업이 투자를 받을 때 대표적으로 나타나는 형태가 이 유형입니다. 투자 계약을 성립의 조건으로 투자사 임원이 비상근으로 이사회에 참여하게 되는 경우입니다. 다만 비상무이사가 아무나 가능한 자리는 아닙니다. 사외이사가 지켜야 할 독립성 요건에 저촉되는 사람이면 사외이사로도 쓸 수 없는 사람이므로, 후보를 고를 때 이 기준을 함께 적용하는 편이 안전합니다.
회사 규모에 따른 권장 구성
| 회사 상황 | 권장 구성 | 이유 |
|---|---|---|
| 일인 법인, 설립 초기 | 사내이사 한 명이 대표를 겸함 | 소규모 법인은 사외이사나 감사를 둘 의무 없음 |
| 소규모 법인 | 사내이사 중심 | 같은 이유로 사외이사 강제 선임 없음 |
| 투자를 유치하는 법인 | 사내이사와 비상무이사 조합 | 투자 계약을 따라 투자사 임원이 참여 |
상법에 따르면 자본금 10억 원 미만인 소규모 법인은 감사를 두지 않고 주주총회가 그 업무를 대신할 수 있습니다. 사외이사 역시 의무로 강제되지 않으므로, 자본금이 작은 단계에서는 사내이사 한 명만으로 회사를 매우 편하게 운영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고 아무도 못 앉힌다는 뜻은 아니며, 지금은 필요하지 않더라도 나중에 추가하는 것이 처음부터 두는 것보다 부담이 적습니다.
설립 시점에는 회사의 설립 과정을 조사하는 사람이 필요해 주식을 가진 사람이 없는 임원을 임시로 선임했다가 사임하는 방식을 쓰는 곳도 있습니다. 임시 임원을 한 명 두는 것 역시 선임할 임원의 종류를 고르는 과정에 속합니다.
이사회가 성립하는 기준
| 이사 수 | 이사회 성립 여부 | 주요 안건 처리 |
|---|---|---|
| 이사가 1명 | 법정 이사회 아님 | 대표이사에게 위임한 범위 안에서 처리 |
| 이사가 2명 | 법정 이사회 아님 | 주요 안건은 주주총회 결의로 처리 |
| 이사가 3명 이상 | 법정 이사회 성립 | 주요 안건을 이사회 결의로 처리 |
임원을 늘리는 일은 단순히 사람만 추가하는 일이 아닙니다. 이사가 3명 이상이면 법정상 이사회가 성립해서 주요 안건을 이사회 결의로 처리할 수 있게 됩니다. 같은 안건이 이사회 결의와 주주총회 결의 가운데 어느 쪽으로 넘어가는지가 달라지므로, 이사회를 강화하고 싶다면 그 결과를 미리 알고 있어야 합니다.
설계는 서로 맞물리는 부분이 많습니다. 사내이사를 늘리면 법정 이사회가 만들어지고, 비상무이사를 추가하면 투자 조건에서 요구한 인물이 자연스럽게 자리를 잡습니다. 반대로 사외이사를 두면 독립성 기준이 걸리기 때문에 후보가 모자라는 일도 생깁니다. 한 명을 추가하기 전에 그 사람이 다른 사람의 가능성을 닫아 버리는 경우가 있다는 점을 기억하면 좋습니다.
선임 전에 점검할 것
- 각 이사의 상근 여부를 회사 운영 방식과 맞게 정했는지 확인
- 사외이사를 두려면 독립성 요건을 충족할 후보가 실제로 있는지 확인
- 비상무이사를 둘 경우 투자 계약이나 주주 사이의 합의에서 요구하는 사람이 정해져 있는지 확인
- 자본금 기준상 소규모법인인지 먼저 살펴 사외이사와 감사 의무 존재 여부 확인
- 이사를 늘릴 경우 이사회가 성립해 처리 방식이 바뀐다는 점을 미리 검토
- 등기 이후 인감증명서와 세무, 사업자 쪽 정보 갱신을 하나의 점검 목록으로 관리
- 임기 기간이 정관과 등기부등본 어디에 어떻게 기재되어 있는지 양쪽 모두 확인
대표이사와 법인의 인감증명서는 따로 발급받습니다. 대표이사의 인감증명서는 대표 본인이, 법인의 인감증명서는 법인 명의로 각각 신청하므로 한 번에 끝난다고 생각하면 한쪽이 빠집니다. 임원 정보를 바꾸고 나서 등기부등본을 직접 열어 신청한 내용이 그대로 반영되었는지 보는 것도 잊지 않으시면 좋습니다.

마무리로 한 가지 덧붙이면 좋겠습니다. 법인 설립 초기에 본점 주소부터 정해야 하는 경우가 많은데, 전용 사무실을 계약하기에는 매출 예측이 아직 이른 단계라면 비상주사무실로 주소지를 먼저 확보하는 쪽이 고정비 부담이 가볍습니다. 다만 사무실 용도가 법인 등록과 사업자등록에 문제가 없는지는 계약 전에 반드시 확인하셔야 합니다. 임원 종류를 잘 골랐다고 해서 등록 단계에서 막히지는 않도록, 주소지와 사무실 용도는 선임 논의와 함께 미리 정리해 두시는 편이 편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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